중학교때 아빠가 뜬금없이 스쿠버다이빙 해볼 생각 없냐고 그러심

아빠지인이 스쿠버다이빙 강사라고 혹시 스쿠버다이빙 배우고 싶으면 싸게 해주겠다고 해서

그분한테 필기부터 실기까지 쭈욱 배우고 자격증까지 취득했음

그리고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의무적으로 자원봉사활동시간을 채워가야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 강사쌤이

"그럼 쌤이랑 같이 해병대하고 수중정화 봉사활동하러 가면 되겠네"

라고 그러심

강사쌤이 해병대 출신이라 해병대랑 같이 수중정화 봉사활동도 종종 하셨는데, 거기에 나를 데리고 간거임

건장한 해병대 형들 사이에서 중딩 꼬마애가 스쿠버 장비 차고 서 있으니깐 엄청 눈에 띄더라

해병대 형들도 중딩이었던 날 엄청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나한테 이것저것 질문했는데

해병대 : 야 너 몇살이냐?

나 : 중학교 2학년이요

해병대 : 너 여기 왜 왔어?

나 : 여름방학 자원봉사시간 채울려고요

해병대 : 어?????? 중학생이 자원봉사로 이걸 한다고? 장비들은 누가줌?

나 : 강사쌤이 빌려줬어요

해병대 형들 사이에서도

"이래도 되나?"

"요즘엔 애들한테 이런걸 시켜?"

하면서 엄청 혼란스러워하고 수근수근댐

수중정화활동이라고 해봤자 민간인이고 중학생이었던 나는 뭐 딱히 크게 할건 없었고

수심 20미터 25미터 정도의 바다속에 강사님이랑 같이 2인 1조로 잠수해서

각종 바닥에 작은 잡쓰레기들을 그물망에 채워 넣고, 올라오고, 비우고

다시 내려가서 그물망에 쓰레기 채워넣길 수십번 반복함

해병대는 무슨 크레인같은거 가져와서 바다 속에 가라앉은 엄청 큰 대형 타이어나 어선들 닻 같은 대형 쓰레기에

해병대 잠수부들이 물속에서 갈고리 걸고 끌어올림

바다속은 수질이 안좋아서 시야확보가 엄청 안됬음,

바로 1m 옆에있는 강사쌤도 안보이고 한 20cm 이내로 얼굴을 들이밀어야 서로가 간신히 보일 정도로 시야가 안좋아서

수중에서 이동할때는 항상 서로 베스트(vest)를 붙잡고 이동하고 정지 상태에서만 두손을 떼고 쓰레기를 주웠음

봉사활동 끝난 후 뒷풀이때엔 해병대 형들 사이에 낀채로 부둣가에서 돼지고기, 소고기, 근처 시장에서 사온 해산물들로

바베큐 해먹으면서 해병대 형들이랑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집으로 귀가했음ㅋㅋㅋㅋㅋ

내 기억상으론 그때 봉사활동시간이 대략 10시간 정도 인정됬던걸로 기억함

그렇게 여름방학이 끝나고 활동내용이 적힌 봉사서류를 가지고 담임쌤한테 제출하니깐

담임쌤이 나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쳐다보면서

"위조를 해도 좀 현실감있게 해야지 너가 어떻게 해병대랑 스쿠버 장비들고 바다속에서 수중정화활동을 하냐?:"

하면서 믿지를 못하길래

(당시엔 봉사안해도 그냥 가라로 서류 만들어 가는 경우도 많았음)

내가 취득한 스쿠버다이빙 자격증도 담임쌤한테 보여주고

아빠랑 강사쌤한테 전화 통화까지 해서 진짜라고 인증하니깐

그때서야 못 믿어서 미안했다고 사과하심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중학교 때 취득한 스쿠버 다이빙 자격증